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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위한 집
  • 공간 디자이너 김종호의 디자인 트렌드 5

김종호 디자이너
의미와 개념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통해 스타일만 추구하는 디자인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의 트렌드를 반영한 성숙한 디자인을 완성하는 것. 그것이 김종호 디자이너의 목표이자 디자인스튜디오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다양한 마케팅 분석을 통해 트렌드의 변화를 이해하고 상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며, 규정되지 않은 자유로움을 바탕으로 건축과 인테리어 영역을 넘나들며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와 포스코 더 샵, 인터콘티넨탈 사이공, GT타워, 보리호텔 등 국내 유명 건축물 외에도 베트남과 마카오, 하와이 등 해외 프로젝트도 다수 수행했다. www.design-studio.co.kr


서울 근교의 단독주택 단지, 타운하우스 인기가 날로 치솟는다. 제주도나 다른 지방으로 귀농·귀촌한 젊은 세대 이야기가 이제는 예전만큼 특별하지 않다. 달라지고 있는 삶과 집에 대한 가치 기준과 그로 인해 나타나는 모습, 그리고 쾌적한 주거 공간을 디자인하기 위한 방법을 짚어본다.


자연의 품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
느긋하고 소박한 삶, 자연 친화적인 생활 양식을 지향하는 ‘킨포크 스타일’이 한창 유행했다. 도시에서 쳇바퀴 돌 듯 살아가던 사람들이 ‘왜 사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것. 과거에는 정년을 채우고 은퇴한 후에 시골로 내려가 유유자적하는 게 일반적이었다면, 지금 젊은 사람들은 하던 일을 그만두고 시골에서 새로운 직업을 찾아 먹고살 궁리를 한다. “도시 시스템에 의한 기계적인 삶을 탈피하려는 욕구가 점점 강해지는 것 같아요. 요즘 세대는 옛날처럼 돈 모으기에 급급해 생활에 쫓기며 살지 않죠. 여행, 레저 스포츠, 요가나 필라테스, 목공, 드로잉, 악기 연주 등 오직 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소비해요. 자신의 외부에 있던 삶의 기준이 나 자신에게로 옮겨온 거죠.” 하지만 원한다고 해서 모두가 자연으로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도시에 머무는 사람들은 집 안으로 식물을 들이기 시작했다. 단순한 관상용에서 벗어나 공기 정화, 방향, 정서적인 교감과 안정 등 식물을 키우는 이유와 목적도 다양해졌다. “식물 인테리어의 특징은 ‘교감’이에요. 마치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처럼 반려식물을 세심하게 돌보는 거죠. 특히 1인 가구가 많은 요즘에는 바쁜 직장 생활 때문에 동물을 키우기가 시간적으로 부담스러워서 화분을 기르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단순히 인테리어에 식물을 활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마당 있는 집에 대한 열망, 조경 디자인의 가치도 높아졌다. 집을 지을 때 상당한 예산을 들여 조경 디자인을 별도로 의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시골처럼 너른 앞마당을 두기 쉽지 않은 도심에서는 중정, 옥상정원 등의 방법으로 나만의 정원을 확보하기도 한다. “자연 친화적인 디자인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집 안팎에 가져다 놓는 것에 국한되지 않아요. 소재, 컬러, 형태 등 자연에서 가져온 것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연출할 수 있죠.” 김종호 디자이너는 주거 공간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라이프스타일, 취향 등을 충분히 반영해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일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김종호 디자이너가 작업한 주택의 취미 공간. 하늘을 볼 수 있는 천창은 채광 효과도 있지만, 열어두면 더운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환기구 역할도 한다.


쾌적한 주거 공간의 조건, 신선한 공기
점점 기온이 높아지는 서울의 열섬 현상 원인 중 하나는 ‘한강변에 병풍처럼 둘러선 아파트’다. 바람이 남북으로 원활하게 지나가지 못하고 아파트 단지에 막혀 흐름이 정체되는 것이다. “일본 도쿄에서는 도시 계획 차원에서 건물을 지을 때 바람길을 터줍니다. 이것은 집 안에서도 똑같이 적용되어요. 집을 아무리 화려하고 멋있게 지었더라도 창문을 열었을 때 바람이 하나도 통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지요. 창의 위치와 크기를 계획할 때 맞통풍이 가능하도록, 채광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건축 환경에 따라 이렇게 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래서 활용하는 것이 강제로 환기를 시켜주는 환풍기, 공기청정기, 전열교환기 같은 것들. 김종호 디자이너는 주택 건축을 할 때 대부분 설계 단계에서 환기 시스템을 함께 계획한다. 집도 숨을 쉬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최근 완공한 주택 프로젝트에는 5억원에 가까운 설비 투자가 이루어졌어요. 태양열 에너지, 태양전지, 에너지 전력 시스템, 전열교환기, 홈오토메이션 시스템 등을 적용했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설비에 집 한 채 가격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할 사람이 많지는 않죠.” 하지만 최근엔 그 가치를 알고 실현하려는 이가 점점 늘어나는 걸 실감한다. 주택에 설치하는 전열교환기는 내부의 오염된 공기를 밖으로 배출하고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실내에 공급해주는 장치다. 환기 과정에서 안으로 공급되는 공기 온도가 실내 온도에 맞춰지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김종호 디자이너는 “미세 먼지를 거르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중간에 필터가 있어서 공기 정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디자인스튜디오가 디자인한 자곡동 단독주택은 ㄷ자 구조로 채광과 통풍에 유리하게 설계했다.


건강한 삶에 대한 열망, 웰니스 산업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온전한 건강 상태를 추구하는 개념의 ‘웰니스’. 이미 수년 전부터 뷰티, 패션, 리빙 등 각종 산업 분야에 스며들기 시작한 이 개념은 머지않아 전 세계 경제를 이끄는 선두 산업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캐넌랜치 호텔&스파 투손’이라는 웰니스 리조트가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어요. 고등학생 이하는 출입할 수 없고 술도 전혀 판매하지 않죠. 전문 의료진과 건강 관리 프로그램은 기본이고, 취향에 맞추어 선택할 수 있는 스파 트리트먼트를 비롯해 명상, 트레킹, 암벽등반, 필라테스 등 진정한 힐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요.” 하루에 1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에도 이곳을 찾는 이유는 분명하다. 진정한 휴식에 오롯이 집중해 바쁜 생활 속 피폐해진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것. 김종호 디자이너는 국내에도 이러한 웰니스 리조트를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 새로운 개념의 공간을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삶에 지친 현대인의 니즈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질 것이라는 사실. 주거 공간, 사무 공간 등의 생활 환경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유지해주는 웰니스 장치와 서비스 역시 아주 당연하게 누리지 않을까.

경기도 양평에 지은 별장. 김종호 디자이너는 거실 한쪽 벽 전체를 창으로 구성해 자연 풍경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했다.


김종호 디자이너가 설계한 한남동 주택의 선큰 가든. 집 안의 작은 정원이 되어주는 것은 물론 어두운 지하 공간의 채광을 확보해준다.


2017년 6월
Editor 조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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